사랑 정의 - 용기

 

사랑 정의 - 자기 보호 - 용기

 

그대로 두는 용기

 

어떤 상황에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강한 표현이 될 때가 있다.

이번에 내가 느낀 건 바로 그거였다.

 

서운한 마음이 올라왔지만, 예전처럼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.

왜 그런 말을 했냐고, 나는 기분이 상했다고 말하지 않았다.

대신 그대로 두었다.

그 감정이 내 안에서 부글거리다 잦아들도록, 아무런 반응 없이 두었다.

 

이건 회피나 침묵이 아니라, 감정을 반복해서 꺼내고 소모하지 않기로 한 나의 선택이다.

그리고 그가 반성할 시간을 주는것이다. 반성이 될지 모르지만. 백번을 말해도 소용이 없다. 본이 깨닳아야지.

 

말한다고 해서 상대가 정말 이해해줄 거란 기대도 없다.

그 사람 안에 변화의 씨앗이 없는 한, 아무리 말을 쏟아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여러 번 겪으며 깨달았다.

 

그 사람의 태도는 그 사람에게 남겨두는 게 맞다.

내가 굳이 끄집어내서 정리해주고 사과받고, 또 나도 이해하는 척 마음을 조율할 필요는 없다.

그건 더 이상 내 몫이 아니다.

 

내가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건 무심해서가 아니라, 나를 지키고 싶어서였다.

 

사람은 감정이 극대화될 때 본색이 드러난다.

그 순간 어떤 말을 내뱉고, 어떤 표정을 짓는지가 그 사람의 품격을 말해준다.

 

나는 온화하고, 다정하며, 무게감 있게 늙어가고 싶다.

내 감정을 정제하고, 때로는 그냥 지나치며, 나의 품위를 지키는 선택. 그것이 내가 성찰한 오늘의 교훈이다.

 

사랑 - 자기 보호 - 용기